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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실버푸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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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드림협동조합 작성일17-06-22 16:56 조회1,8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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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쑥쑥 크는 실버푸드 시장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을 위한 음식’ 실버푸드 수요가 늘고 있다. 실버푸드는 노령층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실버(silver)’와 ‘음식(food)’의 합성어다. 실버타운·요양원·노인복지시설과 병원 등에서 제공하는 노인 급식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층을 위한 재택 배식 서비스 형태의 도시락 등이 대표적인 실버푸드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실버푸드 시장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으로 최근 5년간 54.8% 커졌다. 2002년 말 50여 개에 불과하던 전국 노인 전문 복지시설(요양병원) 수가 2017년 1400개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실버푸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아워홈, CJ프레시웨이, 풀무원 등 일찍부터 급식업체를 운영하던 대형식품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병원, 학교 등 대규모 시설에서 맞춤형 급식을 서비스하던 경험을 실버푸드 산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나라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3.5%(2017년)를 차지하고 있고, 내년에는 노인 인구(14%)가 처음으로 0~15세 소아 인구(13.4 %)를 추월한다. 20여년 후인 2040년에는 노인 인구 비중이 32.3%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오래 미식(美食) 생활을 즐기기 위해선 ‘노인에게 맞는 음식’을 찾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미각·후각 등 감각기관이 무뎌지기 때문에 더 짜게 먹는 경향이 있다. 천연 조미료로 입맛을 돋우면서 소금 섭취를 줄인 음식이 건강에 좋다. 먹기 쉽게, 부드럽게 조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블링(고기 사이 지방질)이 적은 고기나 섬유소가 많은 질긴 채소는 치아가 불편한 노인층이 먹기 어렵다.

◆ ‘신 맛 줄이고 부드럽게’…노령층 입맛·건강에 맞춘 식단


실버타운·요양원·노인복지시설 등을 찾는 노인층이 늘어나면서 노인 급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 실버타운·요양원·노인복지시설 등을 찾는 노인층이 늘어나면서 노인 급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조선일보 DB아워홈은 2012년 수원중앙병원, 2014년 유당마을 실버타운 내 급식장을 위탁 운영하며 고령층을 위한 저염∙저당∙저칼로리 식단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단맛과 짠맛보다 신맛에 대한 민감도가 강한 노인의 미각을 감안해 식초를 많이 사용하는 메뉴는 피하는 식으로 메뉴를 구성한다”며 “예를 들어 오이가 들어간 메뉴를 짜야할 경우, 오이초무침이나 오이냉채 대신 오이를 넣은 볶음 메뉴를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가 안 좋아 소화가 어려운 식재료의 경우,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가 찌거나 삶는 조리법을 활용한다. 원활한 혈액 순환을 위해 강황(카레의 재료)을 많이 넣고, 심장병 예방과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는 호두·잣·아몬드 등 견과류도 자주 사용한다.

CJ프레시웨이는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치매예방·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식’ 등 메뉴개발 담당 요리사들이 효용도에 따라 개발한 70여개 메뉴를 운용 중이다.

민병철 CJ프레시웨이 주방장은 “노령층 소비자는 소화 기능과 저작(咀嚼) 능력이 떨어지거나, 음식 섭취에 대한 욕구가 감소하는 경우가 잦다”며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특별식처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 日 ‘편의점서도 실버푸드 판매’…8년새 30% 성장

식품업계는 국내 실버푸드 시장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시장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관측한다.

일본에서는 실버푸드를 ‘개호(介護·곁에서 돌봐줌)식’이라고 표현한다. 후지(富土)경제연구소는 일본의 개호 식품시장이 2012년 1020억엔(1조 100억원)에서 2020년 약 1286억엔(약 1조 3000억원) 규모로 8년새 28.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편의점 브랜드 패밀리마트는 올해부터 주요도시 내 200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개호식을 팔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병원 식단 수준으로 엄격한 식품 기준을 적용한 환자 전용 식품이다. 노인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염분‧칼로리‧당분이 적게 들어갔다. 당뇨병‧신장병‧고혈압 등을 앓는 노년층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요양식을 사먹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선우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노령인구 가운데 영양 상태가 양호한 노인층은 절반 수준인데, 일본은 노인층 대부분이 평균에너지섭취량이나 결식율 면에서 일반인에 뒤지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노인층 건강 문제를 생각해서 실버푸드 개발과 보급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